영국 셀프스폰서십(Self-Sponsorship) 사업 이민, 정말 가능한가?
최근 영국 이민 문의 중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제가 바로 셀프스폰서십(Self-Sponsorship)입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영국 이민법과 이민 규칙상 셀프스폰서십이라는 비자 카테고리나 이민 경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 비자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디선가 셀프스폰서십 비자를 받아서 이민을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당사자가 본인의 비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어떤 에이전시에서 셀프스폰서십 비자를 수속 대행해 준다고 광고한다면, 사실은 다른 비자인데 마케팅 용어로 셀프스폰서십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그런 이름을 가진 비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기업 스폰서십 시스템을 우회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왜 셀프스폰서십 문의가 늘었나?
최근 영국 이민 문호가 좁아지면서 Skilled Worker 취업 이민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직종이 대폭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레스토랑 셰프처럼 Medium skilled에 해당하는 직군도 취업 이민이 손쉽게 가능했지만, 현재는 철저히 High skilled 직군에만 비자 신청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에 영국 취업 이민이 가능했던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변경된 현행 시스템에서도 어떻게든 영국에 이민 들어오고자 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셀프스폰서십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셀프스폰서십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예전에는 취업 이민이 가능했는데 현재 이민법상 불가능해지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셀프스폰서십의 원리
원리 자체는 간단합니다. 한국에 계신 분이 영국에 회사를 설립합니다. 영국 회사법(Company Law)상 한국인이 영국에 법인을 세우는 데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표준 정관(model article) 기반의 회사로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서류상의 회사(shelf company)를 구매하여, 자기 자신이 100% 지분을 갖거나 일부만 가질 수도 있습니다.
법인을 세웠으면 Skilled Worker 비자를 통해 외국인, 즉 영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이 없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스폰서십 라이선스를 영국 이민국에 신청합니다. 라이선스가 나오면 그 회사의 주인인 자기 자신을 Skilled Worker로 고용하기로 결정하고 CoS(Certificate of Sponsorship)를 발급합니다. 그러면 그 CoS를 기반으로 Skilled Worker 취업 이민 비자를 신청하여 영국에 이민 들어와 생활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영국에 회사를 세워서 그 회사가 자기 자신을 외국인 직원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영국에 이민 들어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취업 이민 비자가 Tier 2 Genera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에는, 취업 이민자가 해당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소유하는 것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셀프스폰서십 형태가 이민법상 명확히 막혀 있었죠. 그러나 해당 비자가 Skilled Worker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지분 소유 금지 조항이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취업 이민자가 자신을 고용하는 사업체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것도 가능해진 셈입니다.
Skilled Worker 스폰서십 라이선스 신청 조건
영국 내 기업이 영국 시민권자·영주권자·아일랜드 시민권자가 아닌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Skilled Worker 스폰서십 라이선스를 신청해야 합니다. 주요 조건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스폰서십 라이선스를 책임지고 관리할 AO(Authorising Officer)와 Level 1 유저를 지정해야 합니다. 대표이사가 AO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Level 1 유저는 반드시 영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를 지정해야 합니다.
- 임직원 수가 50명 이하인 경우 기업의 전체 조직도를 제출해야 합니다.
- 설립된 지 18개월 미만이라면 영국 내 법인 은행 계좌의 거래명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 해당 기업이 왜 외국인을 채용해야 하는지, 어떤 직종에 어떤 직무를 맡길 것인지, 해당 공석(vacancy)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이민국에 소명해야 합니다. 이를 Genuine Vacancy Test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바로 셀프스폰서십을 시도할 때 생기는 문제들
한국에서 곧바로 셀프스폰서십 형태로 영국 사업 이민을 추진하시려는 분들이 주목하셔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Level 1 유저 문제
아직 영국에 이민 들어와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영국 내 주소도 없고 NI 번호도 없습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자기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누군가를 고액 연봉을 지불하며 실제로 채용하거나, 이른바 바지 사장을 세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단순 대리인을 형식적으로 데려와 그 자리에 세우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조직도 및 거래명세서
새로 설립되는 기업의 경우 조직도를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영국 내 법인 은행 계좌 거래 내역서를 제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Genuine Vacancy Test
갓 설립되어 매출은 제로에 가깝고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는 회사가, 굳이 외국인 대표 본인을 높은 연봉을 주며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이민국에 납득시키지 못하면 라이선스 신청은 거절됩니다. 단순히 자신과 가족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민국이 판단하는 순간, 라이선스 신청은 거절당합니다.
말이 되는 경우 vs. 안 되는 경우
가능한 경우: 충분한 자본과 진정성 있는 비즈니스
동원할 수 있는 자본금 규모가 넉넉하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셀프스폰서십 방식이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자본금을 갖추고 영국에 사무실을 임대하며, AO와 Level 1 유저 역할을 할 영국 현지인을 시장 수준에 맞는 연봉으로 실제 고용하고, HR·회계·제품 개발·마케팅·영업 등 각 직군별로 채용을 진행하여 기업 조직을 제대로 갖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탄탄한 자본금,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 꼼꼼한 사업 기획이 뒷받침된다면 셀프스폰서십 방식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신사업을 영국에서 시작하려는 자금력이 충분한 분들이라면 진지하게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경우: 비자 취득 자체가 목적인 경우
셀프스폰서십을 단지 쉽고 저렴하게 영국 이민을 오려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됩니다. 뚜렷한 사업 아이템이나 충분한 운영 자본 없이 오로지 영주권이나 비자 취득만을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영국으로 취업 이민이 불가능해졌으니 페이퍼 컴퍼니 하나 대충 만들어서 나를 고용하는 것으로 꾸미면 되지 않나" 정도로 가볍게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 영국 이민국은 이런 편법을 반드시 잡아냅니다.
운 좋게 비자를 받았다 하더라도, 영국 이민국은 수시로 기업들의 세무 기록을 확인하고 감사(audit)를 진행합니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이거나 실질적인 영업 활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스폰서 라이선스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가 취소되면 여러분의 비자도 curtail되어 영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함께 영국에 들어온 가족 동반 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별 현실적인 대안 전략
한국에 계신 분들: 단계적 진출을 먼저 고려하세요
영국에서 하고 싶은 비즈니스가 있다면, 우선 한국에서 먼저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장 영국으로 들어와 급하게 이민 생활을 시작하기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서 테스트한 후 영국으로 지사나 지점을 내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GBM UK Expansion Worker 루트가 바로 이런 단계적 영국 시장 진입을 위한 사업 이민 경로입니다.
만약 하루라도 빨리 영국에 들어와 사업을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은 다음 방법들을 먼저 활용해 보세요:
- 연령 조건이 맞는다면 YMS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하여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현지에서 테스트
- 짧은 학업 후 Graduate 졸업생 비자로 스폰서십 없이 자유롭게 취업 및 사업 활동
- 조건에 해당한다면 HPI(High Potential Individual) 비자로 스폰서십 없이 자유 구직 및 사업 시작
이런 비자로 영국에 입국한 후, 첫 1~2년간 실제로 좋은 사업 성과를 보여줬다면 그 시점에 Skilled Worker 스폰서십 라이선스를 신청하여 쌓아온 업력을 근거로 어필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영국에 체류 중인 분들: 지금 당장 비즈니스 히스토리를 쌓으세요
현재 영국에 체류 중이신 분이라면, 비자 만료일이 다가온다는 이유만으로 셀프스폰서십 방법을 활용하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주어진 여건 안에서 아이디어를 꾸준히 테스트하고 검증하면서 실제 사업 운영 히스토리를 쌓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 히스토리가 쌓인 후 지속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 Skilled Worker 스폰서십 라이선스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셀프스폰서십은 영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확고하고 진정성 있는 비즈니스 플랜을 가진 분들이라면 고려해 볼 만한 여러 방법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Skilled Worker 루트로 취업 이민이 불가능해졌으니 돈으로 비자를 산다는 식으로 접근하신다면, 적지 않은 금전적 손실과 비자 취소라는 어두운 결과를 맞이할 위험이 높습니다.
영국 내 창업이나 법인 설립을 통한 이민 루트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다면, 여러분의 비즈니스 플랜이 영국 이민국 심사를 통과할 만큼 현실성이 있는지, 그리고 5년에서 10년간 감당해야 할 재무적 역량이 충분한지,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희 이민투유케이 Imin2UK에서는 셀프스폰서십이라는 이름의 컨설팅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영국으로 사업 이민을 들어오고 싶은 분들을 위해 현재 이민법상 존재하는 이민 경로와 스폰서십 라이선스에 대한 안내와 수속 대행을 해드립니다. 구상 중이신 사업 아이템이나 본인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시면 최대한 무리수를 두지 않을 수 있는 방법부터 안내해 드리겠습니다.